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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ing Trip

스틸헤드 낚시 2014.10.20

모처럼 새벽일찍 나가도 좋다는 마느님의 허락을 얻어 해뜨기전 길을 나섰다. 

마느님 학교다녀오시기 전에 집에 돌아와서 대기하고 있어야 된다는 조건은 붙었지만 송어낚시 어차피 아침 피딩타임만 노리면 되는거기에 부담없이 길을 나섰다. 

이번엔 한마리 잡아볼 요량으로 나름 자신있는 필드인 꼬막밭으로 향했다. 


하늘이 막 밝아져 오는 나이스 타이밍에 도착했것만 나를 기다리고 있는것은 물빠진 황량한 꼬막밭이었다.

물이 너무 많이 빠져서 강의 반이넘게 뻘 바닥이 들어나 있었다. 

어쩐지 사람도 아무도 없고 완전 ㅈ 됐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캐스팅을 해보지만 역시나 아무 반응이 없었다. 

 

하필이면 썰물때 꼬막밭에 와버렸다. 썰물때 오면 고기 안잡힌다. 밀물때 와야한다. 



아니다 싶어 발걸음을 돌려 지옥문으로 향했다. 

지옥문 앞도 상황은 그닥 좋지 않아보였다. 

일단 성벽에 올라 편광선그라스를 끼고 물밑을 보는데 물이 맑아 바닥이 다 보이는데 고기는 한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낚시꾼은 두세명 있었는데 옆에서 한 오분 던지다 아니다 싶어 또다시 발길을 돌렸다. 


때마침 소나기는 쏟아지고 

오랫만에 허락받고 새벽일찍 일어나 길을 나왔것만 허무하다 

너무 처량한 마음에 도저히 포기할수 없어 또다시 다른 포인트로 이동.

이번엔 송어양식장이다. 



양어장에 도착하니 이게왠걸 사람들로 꽉차있다. 

비가 쏟아지는 월요일 아침 메인 웅덩이에는 미터간격으로 줄을서서 낚시를 하고있다.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두번째 메인웅덩이에 도착하니 네명…

그중에 한명은 고기까지 챙겨 손질하는중… 


하류로 하류로 계속 내려가다 드디어 사람이 없는 풀을 찾았다. 

겨우찾은 풀. 이 한몸 누울곳을 찾는것이 이렇게 힘들구나…


일단 바닥은 보이는데 고기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지만 이곳이 아니면 던져보지도 못할것 같아서 채비를 하고 캐스팅을 시작했다. 

역시나 아무 반응이 없다. 

그냥 영혼없이 캐스팅을 반복하던중 갑자기 챔질할 틈도 없이 바늘을 물고 초속 백미터로 째기시작. 

드랙을 풀기도 전에 바늘이 터졌다. 

센터핀 할때는 바늘터지는걸 하도 많이 당해서 꼭 꼼꼼하게 더블클린치로 라인에 상쳐가 나지않도록 신경써서 묶는편인데 

플라이는 바늘구멍이 작은 경우가 많아서 라인을 한 번만 돌리고 클린치로 묶는경우가 많았는데 결국 이것이 화를 불렀다. 

플라이 만들때 바늘구멍이 잘 들어나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조금만 신경을  쓰지 않으면 구멍이 반쯤 막힌 녀석들이 만들어져서 바늘묶을때 라인을 두번 돌리는게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앞으로 바늘만들때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후 반응이 없어 다시 이동. 

12시가 되자 신기하게 그 많던 사람들이 다 사라졌다. 

미터간격으로 서있던 사람들이 다 사라지고 원하는 곳에서 낚시가 가능했다.


수몰나무 지역. 이곳에서 또 한번의 입질을 받았다. 


강바닥을 자세히 보는데 송어 배때기가 희끗희끗 보인다. 

수몰나무 밑에 있을줄 알았는데 의외로 물골 중간에서 놀고있었다. 

물살에 플라이 가라앉는 타이밍과 거리 그리고 깊이를 재고 캐스팅.

세번만에 물었다. ㅋㅋㅋ

캬~ 이게 플라이의 맛이지…


 상류로 드랙을 풀고 죽죽 올라가던 녀석이 힘이 빠진것 같아 줄을 감아 내 앞으로 끌어오니 갑자기 역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어..

송어형.. 

거기는 나무가...


쉬바. 쓰러진 나무밑을 통과해서 하류로 치고 나갔다. 


어떻게든 나무밑에 걸린 줄을 밖으로 빼보려 손을넣다 팔까지 옷까지 다 젖었지만 결국 줄은 끊어지고 말았다. 


비는 추적추적 오고 

연어썩은물에 팔을담가 옷은 다 젖고

기분은 찝찝하고

마느님 퇴근시간 맞추려면 1시에는 출발해야 했기에 눈물을 머금고 퇴장…

결국 오늘도 꽝.




오늘의 성과는 지난번에 만들어놓은 싱글에그 플라이를 검증했다는것.

입질 두번 받은것 전부 싱글에그 플라이였다. 

앞으로 주력으로 사용해도 될듯하다.  


플라이 낚시를 한번나가면 잃어버리는 훅이 장난이 아니다. 

고기가 물고째고 나무에 걸리고 

한번 나가면 몇개씩 잃어버리고 오는데 이게 꽤 부담이 된다. 


2불씩 하는거 사서쓸수도 없고

매일 앉아서 타잉만 하고 있을수고 없고…

플라이를 해보니 왜 할아버지들이 겨울 오프시즌때 왼종일 플라이만 만들어 놓는지 알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볼때 싱글에그 플라이는 아주 유용한 훅인것 같다. 

타잉이 쉬워서 몇분이면 하나가 후딱 완성되고

들어가는 재료는 바늘과 얀 뿐이니 3불짜리 바늘한봉지 사면 25개나 만들수 있다. 


바늘한봉지 다 싱글에그 만들어서 산처럼 쌓아놨는데 빠른속도로 사자리고 있다. 



올여름 처음에 플라이를 시작하면서 제일 답답했던것은 역시 캐스팅. 

원하는 곳으로 던지기도 힘들거니와 뒤에 나무만 있으면 걸려대니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꾸준한 연습과 공부로 캐스팅이 자유로워지고 

숏벨리 라인과 싱글핸드 스페이 테크닉의 조합으로 주변 상황이 어떻던간에 헤비웨이트 님프를 달고도 롤캐스팅으로 20미터 캐스팅이 가능해 지면서 캐스팅의 제약해서는 해방되었는데

연습과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 점이 있으니 

그건 바로 사람…


9월을 끝으로 10월부터는 송어가 금어기에 들어가면서 강 하류의 일부지역에서만 낚시가 허용되면서 피싱 프레셔가 장난이 아니다. 

센터핀 할때는 맥도날드 햄버거 사먹듯이 일미터 간격으로 서서 차례차례 찌를 흘리는게 전혀 이상하게 느껴진적이 없는데 플라이로 그짓을 하려고 하니 주변에 민폐를 끼치지 않는것이 불가능하다. 

일단 플라이 라인을 풀어 흘려야 하고 크게 멘딩을 해줘야 하는데 미터 간격으로 찌를 흘리는 센터핀과 장단을 맞출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주변 눈치를 보게되고 사람많은곳은 피하게 되니 고기가 주로 나오는 메인풀에서는 낚시를 할수가 없다. 

평일 오전에도 이정도 프레셔인데 주말에 낚시를 하는 플라이 고수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는지 궁금하다. 

오프시즌때는 줄서서 센터핀 던지고 4월에 시즌오픈하면 플라이 들고 나가는게 정답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