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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ing Trip

물바다 얼음낚시. 심코. 2014.01.18

반갑지 않은 날씨였다. 

토요일부터 영상으로 올라가버린 날씨. 

그동안 얼음이 단단히 얼었기에 오랫만에 따뜻한 날씨에 낚시를 하겠구나 하고 계획을 잡았는데 예상치 못한 비가 내렸다.

얼음낚시에 있어서 영상의 날씨과 비 콤보는 환상의 조합. 

불안했지만 마느님 주말 외출에 맞추어 얻은 기회. 강행하기로 했다.  



프래셔 크랙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주말이니만큼 주차대란이 걱정되어 이니스필쪽으로 갔는데 수심 20피트 지점부터 호수를 가로지르는 엄청난 프래셔 크랙이 가있었다. 

호수의 끝과 끝을 가르는 엄청난 길이의 크랙.

날씨가 추웠다면 이정도의 크랙은 금방 얼어붙어서 사람이 걸어서 건너는데는 지장이 없었을데 영상의 날씨때문에 깨진상태 그대로 물이고여있었다. 


덕분에 사람들은 더이상 전진을 하지 못하고 크랙끝자락에 옹기종기 모여서 타운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오늘의 목표는 펄치가 아닌만큼 눈물을 머금고 후퇴를 해야했다. 

다시 차로 돌아가 짐을싣고 장소를 옮겼다. 



빅베이에 도착하니 상황은 조금 나아보였다. 

이미 이니스필에서 얼음 상태를 확인하고 온지라 부츠를 벗고 장화로 갈아신고 다시 얼음위로 올라갔다. 



여기도 큰 프레셔 크랙이 가있었지만 진입로쪽에 있었던만큼 용감하게 건널수 있었다.

크랙 앞에 거의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물이 차있었는데 장화로 갈아신고 온 덕분에 무리없이 건널수 있었다.


비가와서 얼음위에는 눈이 하나도 없었던 데다가 얼음이 너무 투명해서 물바닥이 다 보이는 상황이었다. 

바닥이 너무 적나라하게 보이다보니 한걸음씩 발을 뗄때마다 물이고인 살얼음 위를 걷는것 같은 느낌에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서는것 같았다.  



결국 40피트 지점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테스트 홀을 뚫어보았다. 

얼음두께 10인치를 확인했지만 이후에도 계속되는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침식사로 먹으려고 전투식량 브랙파스트 팩을 들고나왔는데 장소를 옮기느라 시간을 많이 허비해서 결국 점심이 다 되어서야 먹을수 있었다. 


애플 시나몬 오트밀. 소스가 너무 달다.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나에겐 별로였다. 



100피트 호수위 투명한 얼음위에서 한컷. 


90피트 지점까지 나가서 낚시를 했는데 시각적으로 오는 공포심은 나를 계속 긴장시켰다. 

비가 많이오면서 얼음위에 물이 홍수처럼 고였는데 이것이 마치 얼음이 녹아서 물이 올라온것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불안해서 구멍을 뚫어보면 어김없이 얼음은 8인치 이상. 



혼자가는데 코펠에 버너까지 챙겨가긴 귀찮고 마침 사발면은 다 떨어진터라 봉지라면을 먹었다. 역시 봉지라면 하는데는 면이 얇은 스낵면이 최고인것 같다




대체적으로 매우 슬로우 한 날이었다. 

보통 옮겨다니면서 낚시를 하면 고기는 종종 보이지만 미끼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것이 대부분인데 이날은 고기 자체를 마킹하는것이 힘들었다.

한번 바닥쪽에서 집요하게 쫒아다니는 고기가 있었는데 입질을 받지 못하였고

중층에서 레이커가 한번 따라붙었는데 미약한 진동에 챔질을 너무 일찍해서 후킹에 실패했다. 




집을나와 독립하고 결혼하기까지 혼자산 시간이 길었던 나에게 살면서 혼자있음이 그리운때가 종종있다. 

이럴때 훌훌털고 간단한 음식을 챙겨서 훌쩍 떠나는 얼음낚시는 소중한 재충전의 시간이 된다.

이럴때 무료하지 않도록 가끔 정적의 시간을 깨고 큰 고기가 올라와주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런 행운은 항상 따라주지는 않는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