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유앤미 블루

Centerpiner 2012. 8. 31. 05:16

내가 좋아하는 노래 '비와 당신'

영화 라디오 스타는 그리 재미있게 보지 않았지만 삽입곡인 비와당신은 처음들었을때부터 너무 좋았다. 이후 럼블피쉬이던가 여자가수가 리메이크를 했었는데 여자보컬을 더 좋아하는 나로선 리메이크 버전도 나쁘지 않았었다.

가끔 이노래가 듣고싶어서 유투브에서 검색을 하는데, 새로운 리메이크버전이 또 나와있다. 가수이름이 유앤미 블루. 

처음보는 가수인듯한데 이상하게 음색과 가수 이름이 익숙하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새로나온 노래도 괜찮네 하고 틀어놓고 듣던중 불현듯 생각이 난다. 

때는 90년대 후반. 한국에서 대학생이었던 시절 동아리 후배가 있었다. 그리고 그 후배를 좋아하던 친구녀석. 둘을 연결해주려고 참 무지 노력했던것 같다. 방학때 조차도 별 쓸데없는 이유로 후배를 불러내어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주곤 했었는데... 

결국 둘은 잘되지 못하고 오히려 나만 후배랑 더 친해져버렸던 흔하디 흔한 스토리....

캐나다에 떠나기전 마지막으로 모인자리에서 그 후배는 선물이라며 워크맨에서 자기가 듣던 테입을 꺼내서 주었었는데 모르는 가수였지만 이상하게 몽롱하고 우울했던 음색이 참 인상적이었다. 

캐나다에 온 후에도 차에 넣어놓았다가 흐리거나 비가오는날이면 꺼내서 듣곤 했었는데 묘한 음색이 우울한날에 잘 어울렸던 기억이 난다. 

캐나다 처음 왔을때 샀던 차를 10년넘에 지금도 타고있기에 얼마전까지만해도 차 어딘가에서 굴러다니던 테입이 생각나서 찾아보니 아쉽게도 보이지 않는다. 2년전쯤 차에달린 카세트 플레이어가 고장이나서  mp3 시디플레이어로 교체를 했었는데 더이상 들을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고장난 카세트 플레이어와 함께 버렸었나 보다. 

항상 헐렁한 건빵바지에 머리는 숏커트를 하고 다녔던 스타일이 있는 후배였는데 예쁜 공주스타일의 여자들을 선호하던 그당시 나로서는 잘 몰랐지만 지금생각해보면 꽤 매력적인 후배였던것 같다. 

이상하게도 90년대 그시절이 종종 그립다. 아마도 90년 IMF 이전과 이후 우리나라에도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큰 변화가 있었기에 그런것이 아닐까 싶다.

그때만 해도 물직적으로도 참 풍요러웠고, 주위에는 그냥 그렇게 비슷하게 사는 중산층 친구들이 많았으며,  출석만 잘해도 대학에선 장학금이 나왔고, 선동렬의 방어율로 학사경고를 받은게 친구들 사이에서 자랑이었던 속편했던 시절이었던것 같다. 

가끔은 벌크 필름을 쓰고버린 필름통에 감아 암실에서 뽑아내던 흑백사진이, 공중전화에서 확인하던 삐삐 메세지가,워크맨으로 되감아 듣던 길보드 차트 카세트 테입이 그립다. 


리메이크곡들도 좋지만 역시 박중훈의 원곡이  제일 좋다.


비와당신 유앤미 블루 버전.


후배가 주었던 테입에 들어있던 노래. 다 비슷한 분위기의 곡들이었는데, 특히 이곡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