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코호수 얼음낚시. 2013.2.13
오후11시가 조금 넘은시간. 날씨도 따뜻하니 바람도 없는것이 헛없이 야외에서 낚시를 할수있을것 같아 좀 늦은 시간이었지만 심코를 향해 길을 떠났다. 화이트 피쉬를 아직도 한마리도 못올린것이 못내 아쉬워 잡을때까지 여기저기 돌아다닐 요량으로 쉘터없이 방랑자 낚시를 할 계획이었다.
간단하게 장비를 챙겨나온다고 나왔는데도 얼음낚시는 참 필요한 장비가 많다. 하나씩 챙기다보면 어느새 썰매 한가득.
걱정했던것보다도 호수 상황은 훨신 좋지 않았다. 이날의 기온이 영하1도여서 완전 물바다는 아닐거라고 생각했었지만 오산이었다. 호수위는 완전한 슬러쉬. 걸을수가 없을정도.
발목까지 물이 차오른다. 방수가 되는 부츠이긴 하지만 잠시 물에 빠졌을때 방수가 되는것이지 완전 방수가 되는 고무장화는 아니다. 역시나 몇발작 걷지도 않았는데 발이 슬금슬금 젖어온다.
잠시 이대로 그냥 돌아갈까 고민했지만 그냥 강행하기로 결정. 조금 걸어들어가자 발이 완전히 물에 젖었다. 역시 포기하면 편하다. 신발이 다 젖은뒤론 물에 젖을 걱정없이 그냥 전진.
역시 ATV가 짱. 동네형들 너무 부럽다.
일기예보상으론 시속 10km 바람이 분다고 나와있었지만 역시 물가에선 통하지 않는다.
바람이 없는편에 속하는 날이었지만 그래도 바람을 막지않고선 낚시가 힘들었다.
날씨가 따뜻하다보니 쉘터를 편 사람보다는 나처럼 그냥 얼음위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여기저기 옮겨다닐 목적으로 가볍게 나왔기에 40피트부터 70피트 수심의 지역까지 모두 훑어 보았지만 고기는 구경도 할수 없었다.
입질은 커녕 플래셔에 마킹된 고기 두마리 본거가 전부.
얼마전 장만한 가스히터. 기름으로 작동하는 캠핑용 난로를 썼었는데 케네디안 타이어에서 세일하길래 이녀석을 장만후 아주 만족하며 쓰고있다. 화력도 좋고 가스라 냄새도 없어서 좋다.
하지만 오늘 쉘터없이 가지고 나갔다 꽤나 고생했다.
가스히터의 약점.
바람이 조금만 불면 바로 꺼져버린다. 야외에서는 기름난로를 쓰는것이 좋을것 같다.
동네형들은 얼음낚시는 칼퇴근해야된다는 법칙이 있는지 오후 5시만되면 모두다 약속이라도 한듯 짐을싸서 돌아가 버린다. 요즘은 해가길어져서 6시까지도 낚시가 가능한데 신기한 일이다. 결국 나만 혼자 남아 5시반까지 열낚. 하지만 고기는 구경도 못했다.
집에가는길엔 기온이 좀 더 떨어져서 슬러쉬가 얼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어림도 없는소리. 호수위는 완전 물바다였다.
80피트가 되는 지역까지 나가보고 싶었는데 얼음상태가 너무 좋지않아서 많이 이동하지 못한것이 못내 아쉽다. 날씨가 추워지면 다시 도전해보려고 한다.
예전에는 얼음낚시를 나가면 친구들과 집짓고 안에 들어가서 맛있는거 해먹으면서 수다떨고 낚시도 하는 낭만을 즐겼었는데 어느새부턴가 많은사람들가 낚시가는것을 피하게 되었다. 사람많은게 귀찮기도 하고 플래셔에 옆사람의 미끼가 자꾸 잡혀서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조그많고 가벼운 1인용 헛을 사고싶다.
이젠 진정 낚시 그 자체를 즐길줄 아는 낚시인이 되어버린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