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연어낚시. 2013.09.17
연어시즌이 피크를 치고있것만 바빠서 제대로된 낚시를 한번도 못가고 있던중 드디어 찬스가 났다.
게다가 마느님까지 일이있어 저녁먹고 들어온다는 기쁜소식에 새벽 두시가 넘은시간 떨리는 마음으로 알을싸기 시작했다.
사람이 봐도 맛있는 사탕처럼 보인다.
송어들이 알쌈에 이성을 잃는건 어찌보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얼마전 동생들과 밤낚시를 갔엇는데 그날 올라온 싱싱한 연어에서 채취한 알이라 상태가 너무 좋다. 꾹꾹 눌러싸도 탱글탱글 한것이 알이 터지질 않는다.
어떤 채비를 하게될지 모르니 모든상황에 대처할수 있도록 골고루 준비했다.
알쌈, 뜨는 알쌈, 스킨에그
이번에 새로 영입한 선수들.
풀셋으로 싹 질러놓았것만 그동안 낚시를 못가서 이제야 개시를 하게됬다.
드디어....ㅠㅠ
오전에 나가려 했지만 역시 생각되로 되지 않았다.
마느님 드랍시켜 드리고 늦게들어올 계획이었기에 나가기 전 아지님 산책도 시켜드리고.
게다가 처음나가는 낚시는 왜이리도 준비할게 많은지...
이것저것 다 정리를 하고보니 2시가 되어서야 출발을 할수 있었다.
일단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방파제고 고고싱.
역시 시즌답게 평일인데도 많은 꾼들이 나와있엇다.
주변에서 j13으로 재미좀 봤었다는 소식이 있었기에 열심히 던졌다.
캐스팅 캐스팅 캐스팅. 한시간 넘게 던졌는데도 아무런 소식이 없다.
원래 시즌이 중반으로 넘어가면 방파제에서도 입질은 활발히 하지 않기때문에 스푼보다는 j13 이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스푼은 정확히 입질을 해야만 잡을수 있는반면 j13은 온옴이 바늘로 덮혀있어 지나가다 교통사고가 나는경우도 많고 지나가다 앞에서 깝죽되면 언어들이 한번 툭 치는경우가 많은데 그럴때 어김없이 잡아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은 영 무반응. 포기하고 주간용 스푼으로 바꿨다.
3/4온스짜리 스푼은 j13보다 훨신 무겁기 때문에 루어를 던지다 스푼으로 교체를 하면 시원시원하게 날라가는 느낌을 받을수 있어 일단 기분이 상쾌해 진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땅이 꺼지는듯한 무거운 입질.
올것이 왔다.
덩치만 컸지 힘이없는 아부C4. 역시나 이번에도 질질싸기 시작한다. 스풀을 전혀 감아올리질 못하고 레버만 빙빙 헛돌기 시작.
한참을 실랑이한후 옆에서 낚시하던 러시아형이 한숟갈 푹 떠주셨다.
이런 젝일.
적당한 사이즈 한마리 가져다 훈제를 하려했는데 몬스터가 올라왔다.
대충봐도 30파운드 훨신 넘어간다.
역시 스푼낚시의 묘미는 정확히 입에 후킹된 고기와 파이팅을 펼칠수 있다는것.
저런 몬스터 사이즈는 필렛을 뜨기도 힘들고 나같은 약골은 들고서 갯바위를 건너갈수도 없다. 뜰채질 해주신 러샤 형님께 양보하고 캐스팅 캐스팅.
원래 방파에에서 조금만 하다가 먹을거 한마리만 건지고 찌낚시 하러 건너갈 생각이었는데 몬스터 사이즈만 연속으로 올라와서 결국 포기를 못하고 계속 낚시를 하다가 해질녘이 되어서야 상류쪽으로 이동했다.
어 이상하다. 평일이라 그런가? 사람이 하나도 없다. 이럴리가 없는데....
사람이 없는데는 이유가 있다. 원래 웅덩이에 고기가 바글바글해야 하는데 드문드문 돌아다니는 녀석들만 보이고 고기가 별로 없었다.
다시 방파제쪽으로 나가서 찌를 던질가 생각도 했지만 이동하는게 귀찮아서 그냥 낚시를 시작했다.
한마리 걸었다 싶었는데 올리고 보니 스내깅.
꼬리에 걸렸다. 끊어보내고.
어둑어둑해지고 또한번 입질이 왔다. 싸이즈가 적당한 것이 순간 코호인가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게다가 드문드문 물속으로 보이는 하얀 뱃살.
이것은 꼭 랜딩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자 부담감에 낚시가 힘들어진다.
게다가 이날 아무생각없이 들고나간 센터핀엔 작년 송어잡을때 쓰던 8파운들 줄이 감여있었다.
다행이었던건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는것. 랜딩에 성공하기까지 한 이십분은 풀엇다 감았다를 반복했었던것 같다.
아쉽게도 올리고 보니 코호가 아닌 그냥 치눅 숫놈이다.
노리고 있었던 적당한 사이즈로 훈제용 연어를 챙기고 오랫만에 누릴수 있었던 짬낚이 아닌 진짜 낚시를 만족스럽게 접고 집으로 향할수 있었다.
이날 방파제에서는 스푼및 루어를 캐스팅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신기하게도 모두 스푼에만 반응을 보였다. 루어를 던지던 사람들은 모두 꽝.
놀라웠던건 이날 방파제에서 코호가 세마리나 올라왔다는 것이다. 두마리는 스킨에그로 찌낚을 하던 사람들이 잡아내었고 한마리는 송어용 조그만 사이즈의 스푼을 캐스팅 하던 사람에게서 올라왔다.
나도 시도해보려 했지만 보급형 베잇캐스팅 릴에 줄까지 싸구려 빨랫줄이 감겨있어서 작은 스푼을 캐스팅하는게 거의 불가능 해서 포기할수밖에 없었다.
스피닝 릴을 쓰는 사람은 기회가 된다면 한번 시도해보기 바란다.
은빛의 싱싱한 코호샐몬. 한마리 올라올때마다 버릴려고하면 얻어가려고 옆에서 알짱거렸것만 치눅은 다 버리는 백인형들도 코호는 한마리도 빼놓지 않고 다 챙겨갔다.
이날 낚시에서 아끼는 루미스 낚싯대 가이드가 부러졌다. 낚시를 하려고 줄을 끼우는 중이었는데 가이드 다리 하나가 힘없이 툭 부러지고 말았다. 이제 조금있으면 송어시즌이 시작될텐데 이게 왠 날벼락인지...
워런티 보내면 도대체 얼마나 걸릴지모르겠다. 진행상황 이곳에 남겨서 다음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