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shing Trip

밴쿠버 스틸헤드 낚시

Centerpiner 2011. 7. 12. 02:30

스틸헤드 낚시를 하며 제일 기억에 남는 추억중의 하나가 2008년 밴쿠버 베더리버가 아닐까 싶다. (정확한 지명을 따지자면 밴쿠버는 아니고 칠리왁이다.)

2008년 12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던때 때마침 시애틀에 호텔촬영이 잡혀서 촬영이 끝나고 토론토로 돌아가는 대신 밴쿠버에 들려 형님집에 머물면서 낚시를 할 계획을 세웠다.
촬영이 끝나고 호텔로비에서 택시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눈이 쏟아지기 시작하는데 분위기가 영 심상치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모든 비행기편이 취소가 되어있고 공항은 당황한 사람들로 난리도 아니었다.
일기예보를 보는데 장난이 아니다. 스노우 워닝과 함께 일주일내내 눈이 그치지 않는다고 예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잘못하단 일주일 갈곳도 없는 시애틀에 갖혀있겠다 싶어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공항에서 밴쿠버로 가는 버스가 있다고 가르쳐준다. 얼른 짐을 찾고 터미널에 달려가보니 벌써 줄이 길게 늘어서있다.
연휴가 시작되는 주말이라 버스회사 직원들은 모두 퇴근하고 빈부스만이 덩그란이 서있고. 예약없이도 버스기사에게 표를 살수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작정 기달렸었다. 예정시간보다 한참 늦게 눈에 덮힌 버스가 들어왔구 다행이도 버스에 올라탈수 있었다.

이날은 정말 눈이 많이 왔었는데 그속을 버스가 달릴수 있다는게 신기했다. 버스안에는 인터넷도 되고 상당히 환경이 좋았는데 전기를 꼽을수는 없게되어있어서 노트북 베터리를 다쓰고 난후엔 쓸수가 없었다.

정말 힘들게 도착한 밴쿠버는 정말 하얀도시 그 자체였다.
겨울에 비가오기로 유명한 밴쿠버인데, 이때 정말 기록적인 폭설이 왔던걸로 기억한다.


눈이 얼마나 많이 왔는지...집 앞마당에 쌓인 눈에 터널을 만들었다. 그안에서 뒹굴고 있는 조카녀석. 눈 많은 토론토에서도 집마당에 터널을 뚫을정도로 눈은 오지 않는다.

출동하기전 가라지에서 한컷.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가라지가 있는 하우스에서 살고싶다. 낚시갔다와서 젖을 웨이더를 가라지에 걸어두고 들어가면 다음날 출발할땐 보송보송하게 말라있다. 아파트에 사는 나로선 낚시한번 갔다오면 웨이더 말리는게 정말 일이다... ㅡㅠ

베더리버는 넓은 강폭에도 불구하고 수심은 깊지가 않았다. 웨이더 입고 낚시하기 정말 좋은환경이다.

정말 일주일 내내 눈이왔다. 덕분에 눈을 흠뻑 맞으면서 돌아다녀야 했지만 밴쿠버의 겨울은 춥지않기에 떨어지는 눈이 그리 싫지 않았다. 오히려 탁 트인 강에 하얗게 쌓인 눈을보면 정말 상쾌한 느낌이 들었다.

토론토에서 조그만 크릭에서 낚시를 하다보니 저 넓고 깨끗한 밴쿠버의 강들이 너무 그립다.

형님과 한컷!

정말 쉬지않고 내렸던 눈. 눈. 눈.

겨울에 낚시를 하기위해선 중간중간 따뜻한 커피에 단것들을 먹어줘야한다.

밴쿠버는 강이넓고 물살이 있어서 채비를 크게쓴다. 따라서 꼭 센터핀이 아니더라도 베이트릴을 이용한 캐스팅과 드리프팅이 가능하다.

드리프팅중에 써밍을 해주면 센터핀과 같은 자연스러운 프레젠테이션이 가능해진다.

형님이 잡으신 고기를 들고 한장 찍었다. 난 실력부족으로 한마리도 잡지 못했다.


정말 매일같이 출동하혔것만 밴쿠버의 스틸헤드는 나에게 잡혀주지 않았다. ㅡㅠ
밴쿠버의 스틸헤드는 1월이 되어야 본격적으로 올라오기에 12월은 너무 이르다는 형님의 말에 스스로를 위로하고 토론토로 돌아와야했다.

지금도 스틸헤드 낚시를 생각하면 그해 겨울이 제일 많이 기억에 남는다. 캐나다에 그리 오래 살았것만, 캐나다의 자연이 정말 아름답구나하고 느꼈던건 그때가 처음이었던것 같다.
지금은 형님이 밴쿠버에 계시지 않기에 낚시를하기위해 밴쿠버에 갈일은 당분간 없을것 같다. 하지만 언젠가 기회가 되면 정말 꼭 다시한번 저 넓은 강에서 낚시를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