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데이에 다녀온 고더리치 송어낚시
지난 빅토리아 데이에 고더리치로 올시즌 마지막 송어낚시를 다녀왔다. 원래 조행기란 낚시다녀와서 흥분이 가라앉기전에 바로 써야 제맛이것만 그동안 정신없이 바빠서 블로그에 손을댈수 없었다. 이젠 가물가물한 기억에 의존해서 써내려갈수밖에...
이날 오전3시 브론테 아웃도어 앞에 집합한 우리는 차 두대에 나누어타고 고더리치로 출발. 운좋게도 이날 나는 브론테 사장님과 같은차를 타고가게 되었는데 덕분에 사장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수 있었다.
예전에는 개인적으론 사장님을 잘 몰라서 그냥 토론토에서 낚시가게 하시는 분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이날 이야기를 나누고 많이 놀랐다. 사장님께서 이민오신게 70년대 중반이시라고 한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토론토에 오셔서 사신 셈이다.
70년대부터 그간 쭉 낚시를 해오신 분이기에 지난 40년동안의 토론토의 낚시의 변천사를 완전 몸으로 경험하시고 꿰뚫고 계신 분이었다. 낚시 라리센스부터 각종 어종에 따른 레귤레이션등 캐나다의 낚시는 엄청 체계적으로 규정이 잡혀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장님께 이야기를 듣고보니 그런 체계가 잡힌것도 근 일 이십여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었다. 예전에는 토론토에도 그런 규정도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게다가 고기도 넘처나서 넣기만 하면 나오던 시절이 있었다고 하니 참으로 신기할 뿐이다.
아무튼 사장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건 아마 백인 앵글러중에도 토론토에서 이정도 조력을 가진 사람을 만나기를 쉽지 않을것 같다는 것이다. 이런 역사와 함께하시는 분이 한국인이라는것과 게다가 낚시점까지 운영하고 계신다는것에서 우리 한인 낚시꾼들 입장에서 보면 참 엄청난 행운이 아닐까 싶다.
이날은 날이 더웠다. 쭉 서서 낚시중이신 형님들.
미끼도 알은 그냥 접어두고 처음부터 플라이로 지난번과 같은 방법으로 집중 공략에 나섰다.
역시 시작하자 마자 1등으로 송어를 걸어내시는 사장님.
오늘도 어김없이 미끼를 가리지않고 마구마구 물고 올라오는 베스들.
베스만 올라오는 낚시에 지겨워진 사장님과 피터형은 준비해온 플라이 낚시를 시작.
비록 베스였지만 피터형님 이날 스페이 처녀대 개시하셨다. ㅋㅋ 플라이대가 저렇게 멋지게 휘는지 이날 처음알았다. 센터핀 보다 훨신 휨새가 좋은듯 하다.
낚시는 더더욱 어려워 졌다.
특히나 사람 그림자만 보여도 숨어버리는 송어를 잡는건 완전 포기상태.
동네꼬마들 바로 옆에서 물놀이 시작. 사실 나도 수영복만 있으면 들어가서 가치놀고싶을 정도였다. 이날 무지 더웠음.
바로옆에서 사람들이 수영을 하고 있어도 뭐든 움직이는것만 있으면 물어 제낀다.
이놈들은 도대체 예민함이란 없는것인가... 덕분에 지루해질수 있는 낚시가 심심하진 않았다. 40-50 센치 정도 되는 베스가 끝없이 올라왔다.
송어손맛에 비할수는 없지만 바닥으로 눌러주는 베스의 일명 꾹꾹이 손맛도 나름 나쁘진 않다.
싸이즈 비교위해 낚싯대 옆에서 한컷. 베스치고는 싸이즈 나쁘지 않은편.
엄한 잉어도 한마리 올라왔다. 잉어가 연어알 무는거 이날 처음알았다.
난 이날 꽝을 쳤다. ㅠㅠ
쪽팔리지만 지난번에 올린 사진은 그냥 날벌레인듯 하다. 아마도 이놈이 진짜 메이플라이가 아닐까. 웨이더에 곱게 내려앉아 있길래 한컷 찍어봤다.
이날 낚시는 꽝을 쳤지만 심심하지 않게 계속 올라와 주는 베스들덕에 제법 낚시가 지루하진 않았다. 싸이즈도 제법 커서 40-50정도 되는놈들이 기본으로 올라와주었고 가끔 엄청 큰 놈들도 올라와 주었기에 나름 손맛은 많이볼수 있었던 하루였다.
중간에 형님들과 미노우를 뜰채로 잡아서 미끼로 달아 전져보기도 했는데 미노우를 던졌을땐 채 30초를 견디지 못하고 베스가 물고 올라오는것을 확인 하였다. 아마 베스를 타겟으로 삼는다면 미디움 미노우를 한버켓 사가면 하루에 수십마리는 잡을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날 잡은것도 업고 그냥 베스 한마리 들고 한장 찍었다. 한국애들 찍는것처럼 고기 앞으로 쭉 빼고 찍어봤슴.
이날을 끝으로 나의 올시즌 송어낚시는 막을 내렸다.
송어 시즌이 끝나자 오히려 홀가분해진 기분이다. 이제 미련없이 일에 집중할수 있을듯 하다. 다음시즌까지 한참 남은것 같지만 벌서 5월이 다 지나갔다.
3개월만 기다리면 또 연어가 올라옴과 동시에 새로운 시즌이 시작될 것이다.
시간이 참 빨리간다.
20대엔 시간이 멈춰있는듯한 느낌이었는데 30줄에 들어선뒤론 정말 시간이 빛의 속도로 흐르는게 느껴진다.
하루하루 보람차게 살아야 할텐데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