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shing Trip

나의 첫 플라이 낚시 조행기

Centerpiner 2012. 6. 29. 16:38

요즘 일이 정신 바쁜 와중에도 틈틈히 조안 할머니의 비디오와 책을보며 플라이 캐스팅 공부를 하고있다. 퇴근후에도 시간이 허락하는데로 집앞 공원에 나가 캐스팅 연습을 하곤 했는데 완벽하진 않지만 어느정도 더블홀 흉내내는정도(? ㅋㅋ) 까지 가능해 지면서 한번쯤 실전에 나서고 싶다는 욕망을 꾹꾹 누르고 있던차 오늘 드디어 기회가 왔다. 

오후에 잡혀있던 일이 캔슬이 되면서 반나절 정도 여유가 생긴것이다.

벌써 12시가 넘어간 상황이긴 하지만 요즘 9시가 넘어야 해가 지는걸로 봐서 시간은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드디어 벼러왔던 플라이 낚시를 실행에 옮기기로 하였다. 

막상 낚시는 가기로 결정했지만 플라이는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왕초보로써 기본적으로 어디를 가야하는지 개념조차 없는 상황. 인터넷으로 급하게 찾아보았지만 인터넷이 그렇듯 대략적인 어느동네에서 한다더라 라는 정보만 있을뿐 디테일은 찾을수가  없다.

이럴땐 방법없다. 그냥 브론테 사장님이 계신 미시사가로 고고싱 하는수밖에. 마침 자동차 오일도 갈아야 하겠다 미련없이 미시사가로 향했다. 

사장님께 대략적인 사정을 말씀드리고 상담을 받은후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드디어 출동준비 완료. 조금 아쉬웠던건 드라이 플라이 훅을 구입하는데 사장님께서 추천해주시는걸로 사려고 생각중이었는데 플라이 요즘 안하셔서 뭐가 잘 먹히는지 모르신단다.. ㅠㅠ 그냥 대충 잘 먹힐거 같은 녀석들로 골라 담았다. 

그동안 잔디밭에서 연습하느라 망가진 리더라인과, 스트라이크 인디케이터, 드라이 훅들을 구입하였다. 슈어샷은 플라이에는 필요없지만 대용량 제품을 싸게팔고 계시길래 돌아오는 가을시즌을 위해 미리 구입하였다.

고마우신 사장님. 길치인 나를 위해 지도에 딱딱 찍어서 포인트를 알려주셨다.

예전에 센터핀 혼자 시작했을때 장비구입부터 낙시터 찾는거까지 일일이 인터넷으로 서치해가면서 머리뽀개지게 찾아 헤메던걸 생각하면 왠지 열받는다. 

그때 사장님을 알았다면 원샷에 해결됬을것을....

사장님이 추천해 주신곳은 두곳이 있었는데 먼저 추천해주신 오랜지빌로 가려다가 그곳은 흐르는 물이 아니라는 말슴에 플라이는 무조건 흐르는 물에서 해야 간지가 난다는 나의 주장에 그랜드 리버를 찍어주셨다.

그랜드리버로 출발!

이미 미시사가를 벗어난 상황. 이제 길막힐 걱정 없겠다 시원하게 달리는데...

갑자기 하이웨이가 심하게 막혀 엑싯으로 탈출하면서 보니 길바닥에 불이나있다. 또 뭔 사고가 났나부다.

일단 엑싯으로 빠지긴 했는데 처음가보는곳을 네비찍고 가는데 이런일이 생기면 매우 곤란하다. 네비는 무조건 유턴해서 다시 하이웨이로 올라타라고 하고.... 하이웨이는 불타고 있고... 나는 로칼로 가는 길을 모르고... 에혀....


우여곡절끝에 드디어 물가에 도착. 주차하고 물가로 내려가는 길을 찾느라 조금 시간이 지체되긴 했지만 어쨌거나 목적지 도착.

갑자기 나오느라 스틸헤드 잡던 플라이통 그대로 들고 나왔다. 브론테에서 구입한 오른쪽 아래 종이박스에 들은 드라이 플라이들이 오늘의 선수들이 될것이다.

생각했던것보다는 좀 초라한 풍경에 놀랐지만 이정도면 뭐 그리 나쁘진 않은편. 사실 개인적으로 좀더 거대한 강줄기를 생각했었다.

처음 가는 낚시터엔 항상 제일먼저 하는게 레귤레이션 체크인데 오늘 급하게 오느라 레귤레이션을 체크를 못했다. 

사장님이 미늘 없는 훅을 써야된다고 말씀하신것도 같은데 여기같기도 하고 다른곳 이야기 하신거란 헤깔리는거 같기도 하고...

주변에 주차된 차도 없고, 낚시하는 사람도 없고. 괜히 이거 여기서 낚시해도 되나 하는 불안감이 든다. 

그때 저 아래쪽에서 플라이 던지고 있는 낚시꾼을 발견했다.

어찌나 반갑던지. 염치 불구하고 일단 접근해서 말문을 텄다. 

일단 하이~ 하고 접근해서 말문을 트려는에 아저씨 영 반응이 시큰둥 하다. 보통때 같으면 그냥 아시아인 별로 안좋아하 보다 하고 지나갈텐데... 어찌하리. 오늘은 내가 아쉬운 상황인걸. 그냥 계속 친한척 말을 걸며 이것저것 레귤레이션이라던가 이곳 상황에 대해 물어보았다. 

계속 말을거니 아까 퉁명스럽게 대해서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신다. 

좀전에 낚시를 왔는데 트럭에서 급하게 낚시대를 꺼내다 생각없이 문짝을 닫아서 400불짜리 낚싯대가 뿌러졌단다. ㅠㅠ  (나도 그럴뻔한 경험이 있기에 그마음이 어떨지 이해가 간다.... ㅠㅠ)

어쨌던 운좋게 동네형을 만나서 대충 필요한 정보를 얻은후 드디어 첫 실전 플라이 낚시에 돌입했다. 

형님 낚싯대 꺼낼땐 한상 문닫을때 확인해야해유.... ㅠㅠ

오늘의 첫빠따. 뭔진 모른다. 될것같아서 샀다... ㅋㅋ 하얀색에 빨간색 달린 패러슈트 타입의 훅.

낚시 시작하고 냉정한 현실을 깨닭는덴 몇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건 뭐... 잔디밭에서 캐스팅 연습할때하곤 완전 딴판이다. 

제일 짜증났던건 플라이 라인을 미리 쭉쭉 풀어서 바닥에 내려놓게 되는데 (멀리 던지려고...), 이게 잔디밭에서 연습할땐 그자리에 가만히 있으니 몰랐는데, 흐르는 물에서 하려니 풀어놓은 라인들이 지맘대로 떠내려 가면서 걸구적 거리는것이 엄청 신경이 쓰인다.

게다가 잠깐 등뒤를 신경쓰지 못하고 낚시에 집중하면  백케스팅할때 뒤 장애물에 줄이 걸리는건 다반사요... 여기저기 걸구적거리는거 투성이다. 

항상 깔끔하게 스풀에 감겨있는 센터핀을 쓰다가 플라이 라인이 여기저기 늘어져서 엉키고 다니니 짜증이 난다.

백캐스팅 할때 뒤에있는 나무에 가서 박혀버린 훅.... 짜증난다.

이 굵은 플라이 라인도 이렇게 엉킬수 있구나 라는걸 배웠다.. ㅡㅡ;

게다가 엄청 신경쓰면서 연습했던 폼은 어디가고 당장 플라이 날리는데 급급하다보니 캐스팅 할때마다 뒷땅 앞땅 무슨 시소타듯이 퍽퍽 내리찍는것이 아주 개판일보직전.... ㅋㅋㅋ

그래도 오랫만에 물에 몸을 담그지 좋구나아~

게다가 드라이 플라이가 내가 생각했던 데로 물에 떠내려가지 않는다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

원래는 멋지게 흘러내려가는 드라이 플라이를 멋지게 라이징하면서 물어제끼는 송어를 잡을 계획이었지만 막상 해보니자꾸 가라앉아 버려서 도대체 입질을 받는지 어디에 훅이 있는지 알수가 없어서 그냥 포기하고 스트라이크 인디케이터를 달았다. 

드디어 브라운 한마리 득!

보통때같은 로리가 미끼따먹는다고 짜증을 냈을 녀석이지만 오늘은 너무나도 소중하다...고맙다. 초짜가 던진 플라이를 물어줘서....

이번에 장만한 탈착용 자석달린 뜰채인데 자석에 흑이 안떨어져서 손으로 문대보니 흑가루가 마치 철가루처럼 자석에 붙어서 떨어지질 않는다. 잘은 모르지만 이곳의 흙에 다량의 철이 함유되어있는게 아닐까 싶다.

포기하고 집에 가려 할때쯤 한마리 더 걸었다...

오빠 로리 별로 않좋아 하는데 오늘은 네가 엄청 이뻐보이는구나...ㅎㅎ


오늘 첫 플라이 낚시를 해본결과 느낀것이 많다.

일단 첫번째로 드는 의문은 플라이 낚시의 효용성에 관한 것이다. 아무리 보아도 센터핀보다 더 낳은점을 모르겠다. 

내가 플라이를 배우겠다고 생각한건 스트라이크 인디케이터에 님프피싱을 하고싶어서가 아니다. 그렇게 하려면 센터핀에 찌를 달고 샷을 패턴에 맞추어 달아서 던지는  정밀한 낚시를 플라이낚시가 절때 따라갈수 없다는걸 알기에 굳이 플라이로 그런식의 낚시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원했던 플라이 낚시는 물에 뜨는 드라이 플라이를 멋진 캐스팅으로 정확하게 떨군후, 영화처럼 라이징하면서 입질을 하는 송어를 잡고싶었기 때문이다. 근데 드라이 플라이라는게 막상 던저보니 생각했던것처럼 물에 둥둥 떠내려 가지를 않는다. 물에 좀 떠있는듯 하다 훅이 물에 젖으면서 이내 가라앉고 말기에 결국 드라이 훅에도 인디케이터를 달아야 했다. 

두번째로는 프레젠테이션. 조금만 길게 드리프팅을 하려고하면 굵은 플라이 라인이 물에 휩슬려 내려가면서 이내 미끼의 프레젠체이션을 망가트리고 만다. 센터핀으로 길게 흘리는게 습관이 되서 그런지 좌 우로 45도 정도밖에 흘리지 못하는 플라이 낚시가 많이 답답하다. 

세번째는 더블홀. 잔디밭에서 열심히 할때는 제법 되는편인데 오늘 물에서 해보니 라인이 물에 졎으니 생각처럼 되질 않는다. 백캐스팅을 할때 줄을 잡아당겼다 놓으면 다시 빨려들어가야 하는데 이게 줄이 가이드에 붙으면서 빨려들어가질 않는데. 내가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건지, 장비가 후져서 그런건지 이건 모르겠다. 

아무튼 오늘 첫 플라이 낚시를 해보고 느낀점이 많다.  어쨋든 확실한건 내가 상상했던 그 이미지와는 실제로 해보니 역시 다른점이 많다는 것이다. 아직 배워야 할게 너무 많은것 같다. 아쉽게도 조안할머니의 책과 비디오에는 캐스팅 방법만 나와있을뿐 플라이 낚시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는 얻을수가 없다.

누군가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옆에서 보고 따라해서 금방 배울텐데 그러지 못하는게 조금 아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