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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한국에 다녀왔다.

한국에 다녀왔다. 캐나다에 온지 십년이 훌쩍 넘어간 지금 한국에 방문하는게 처음이 아니것만 이번 방문은 참 여러모로 새롭고 많은것을 다시 생각하게된 계기가 된것 같다. 

신문 읽는것을 좋아해서 캐나다에 살면서도 매일 한국 신문을 보는 편이다. 캐나다의 신문들은 영어로 되어있다보니 한글처럼 읽는게 매끄럽지 않아서 궁금한것만 찾아보는 반면 한글로 된 신문들은 언제나 부담없이 읽을수 있기때문이다. 

요즈음 신문에선 부동산 폭락에 자영업자들의 몰락등 한국의 상황이 꽤 어려운것처럼 이야기 해서 그런가 보다 했었다. 하지만 직접 방문해본 한국의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은것 같다. 예전과는 다르게 부쩍 자리잡힌 모습을 보여주는 친구들, 평일 대낮에 갔음에도 사람이 많아서 줄을서지 않으면 먹을수 없는 레스토랑들, 그동안 엄청나게 오른 물가,  길가에 넘처나는 외제차들을 보니 뉴스는 그저 일부의 이야기일뿐이었던것 같다. 

토론토엔 제대로된 분식집이 없다보니 한국에 가면 제일 생각나는게 분식이다. 다해서 8000원정도 했던것 같은데 분식값은 아직도 많이 싼듯하다. 하지만 분식점조차도 거의 프랜차이즈화 되어있어서 예전같은 동네 분식점의 아기자기한 느낌은 이제 없는것 같다.

밤이되도 넘처나는 사람들. 대낮처럼 밝혀놓은 간판들. 한국에 도착한 처음며칠은 북적북적한 느낌이 참 좋다. 사람사는 맛도 나고. 하지만 며칠 지나고나면 이것이 모두 공해라는걸 깨달게 된다. 소음공해. 빛공해. 특히 빛공해가 사람을 참 피곤하게 한다는걸 느끼게 된다.

길은 모두 남북으로만 뚫려있는 캐나다와는 달리 꼬불꼬불 제멋대로 뚤려있는 한국에 가면 항상 길을잃기 쉽상이었는데 이젠 스마트폰 덕분에 그런 걱정은 덜었다. 구글맵은 한국에서도 여지없이 위력을 발휘했다. 아파트 동호수까지 다 표시되서 대형 아파트 단지에서도 길을찾기가 쉬웠다. 

바다가 없는 토론토에 살다보니 바다가 보고싶다고 하니 사촌형이 영종도라는 곳에 데려다 주었다. 섬으로 길게뻗은 아스팔트길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날물이 되면 바닥이 모두 갯벌로 들어난다고 한다. 

원투꾼들도 많았는데 아쉽게도 고기를 올리는건 보지 못했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로선 놀러가 여행지 말고는 시골이라는곳을 갈 기회가 없었는데 이제 나에게도 시골이라는 곳이 생겼다. 길을 걷는데 동네 강아지가 떼로 몰려나와서 깜작 놀랬다. 역시 시골 강아지들은 너무 귀엽다. 

신기했던 한국의 버스정류장. 버스가 오려면 얼마나 걸리는지 분단위로 전광판에 표시가 된다. 버스마다 GPS가 달려있는것 같다. TTC 국내도입이 시급해보인다.

나는 냉면을 참 좋아한다. 하지만 얼마전 채널A에서 방영된 냉면육수의 비밀을 보고난 뒤로 올여름엔 냉면을 먹지 않았다. 거의 모든 냉면집에서 사용하는 육수는 쇠고기다시다만을 푹 고아서 농축해 만든 조미료 국이었다. 거의 냉면육수의 정석으로 자리를 잡고 있으니 우리가 토론토에서 먹는 냉면도 고기로 낸 육수일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버지의 소개로 가본 우래옥 이라는 레스토랑이다. 굉장히 오래된 집이라고 하는데 육수로 만든 냉면을 먹어볼수 있어서 좋았다 .밍밍한 국물맛이 진짜 냉면육수는 이런맛이구나라는걸 알수있었다. 다음에 한국에 가게되면 꼭 다시 가보고 싶다. 

역시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을 같이보낸 친구들이 제일 편하다.

성격상 주변사람들에게 그리 연락을 자주 하고 사는 성격이 아니다. 그래서 사람도 많이 잃었지만 성격상 쉽게 고처지지 않는다. 

특별히 연락을 하고 지내는것도 아닌데 한국에가면 항상 반갑게 맞아주는 친구들이 고맙다.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마음을 터놓을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건 점점 더 힘든일인것 같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느낀점이 참 많다. 캐나다에 살면서 그동안 신경쓰지 못했던 가족과 친구들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생각해 볼수있었다. 

캐나다에 살다보니 남들 신경안쓰고 나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별 욕심없이 살아왔는데 어느덧 제법 큰집에 좋은차를 타는 친구들과 주변사람들을 보니 그동안 너무 욕심없이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낚시를 좀 줄이고 일에 조금더 욕심을 부려야 할 때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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