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위켄은 맞아 1박2일로 가면있지에 다녀왔다.
며칠전 브론테클럽 형님들이 다녀왔는데 송어는 1마리밖에 잡지 못했다는 소식을 들어서 송어가 있을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올시즌 이곳에 한번도 다녀오지 못한 직장인 형님들이 너무 가고싶어 하셔서 그냥 손맛이나 보고 오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떠났다.
원래는 금요일 밤에 출발해서 근처 여관에서 잠을자고 토요일 새벽부터 낚시를 할 예정이었지만 점점 시간을 땡기시더니 결국 회사를 조퇴하시고 오후3시쯤 출발.
당일 저녁 해질녘 피크타임을 노려보기로 한다.
낚시에 굶주린 형님들. 세상에나. 얼마나 급하셨는지 커피한잔도 하지않고 가면있지를 한번도 쉬지않고 다이렉트로 달려왔다.
도착해서 웨이더를 입고 장비를 준비하고 낚시를 시작하니 7시정도. 해가 늦게져서 두시간정도 낚시를 할수 있었다.
역시나 아직도 강은 베스로 꽉찬 상태. 채비를 던지기가 무섭다.
송어가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3번이나 후킹을 할수 있었다.
고기가 없을거라 생각하고 뜰채를 안가지고 강 건너편으로 건너가서 낚시를 하는바람에 손으로 랜딩에 성공할수 있었던건 저녀석 한마리 뿐이었다.
예상외로 당찬 손맛을보고 저녘 피딩시간에 이정도라면 내일 새벽타임에는 더 즐거운 낚시를 할수있을거라는 기대감을 안고 어둑해질무렵 낚시를 접었다.
다운타운에 있는 호텔펍에서 배터지게 먹고 잠 잘오게끔 맥주까지 거하게 마시고 호텔에 들어왔다. 내일을 위한 준비 완료. ㅎㅎ
시골여관이지만 깨끗하고 서비스도 좋고 아기자기하게 많이 신경을 쓴 부분이 보여서 만족스러웠다. 호텔에 커피머신도 보통 지저분한 드립커피 머신이 있는게 다인데 이곳은 방마다 큐리그 머신이 있어서 한잔식 맛있는 커피를 먹을수 있어서 좋았다.
4시에 기상해서 씻고 커피한잔하고 넉넉히 나와서 5시쯤 낚시를 시작했다.
아침잠이 많아서 새벽낚시를 힘들어 하는데, 이렇게 동이터오는 하늘을 보면서 낚시하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역시 새벽 피딩타임엔 활발한 입질을 보여준다. 캐스팅 세번만에 첫 송어를 걸었다.
랜딩 성공. 오늘 잡는 녀석들은 모두 킾이다. 훈제기로 들어갈 녀석들. ㅎㅎㅎ
송어가 그리 많진 않았지만 역시 아침시간대인만큼 드믄드믄 계속 입질이 왔다.
세마리 랜딩에 성공하고 내가 하던 자리를 내심 부러워 하시던 형님께 자리를 양보하고 물가로 나왔다. 리밋도 다 채웠겠다 이제부턴 플라이낚시로 도전해본다.
이거 셀카다. 옆에서 랜딩하신 형님 사진찍어들이고 카메라 주머니에 넣다가 우연히 찍혔는데 앵글이 멋지게 나왔다. 셀카로도 이런 앵글이 가능하다는걸 배웠다.
송어용 플라이를 던지지만 역시 배스들 넣자마자 미친듯이 물고 올라온다.
센터핀과는 또 다른 플라이 손맛을 마음껏 느낄수 있었다. 손가락 사이에 줄을 넣고 싹싹 당기는 것은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고 물고기가 줄을 다 끌고 나간다음에 플라이 릴의 드랙을 이용한 파이팅은 상당히 재미있었다.
내가쓰는 플라이 장비는 싸구려라 이게 드랙인가 싶을정도로 엉망이지만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게되면 더욱 재미있는 낚시를 할수 있을것 같다.
오전 피딩시간도 대충 지나고 빈속에 새벽에 나왔기에 뜨끈한 국물에 라면을 먹으려고 준비해간 장비들을 꺼내는데....
아뿔사.
엄청난 실수를 하고말았다. 코펠과 버너용 기름통만 챙기고 버너를 가저오지 않았다. ㅠㅠ
순간 정적이 흐르고...
버너가 없다. 이런실수를 하다니...
근처 팀홀튼에 다녀올까 고민하던중 기가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공원 바베큐다이에 나무를 넣어서 물을 끓이기로 결정했다.
장작불로 끓인 라면. 왠지 더 맛잇어 보인다.
덕분에 코펠은 완전히 까맣게 타버렸지만 모래로 설겆이 하게끔 나온 등산용이라 신경쓰지 않는다. 수세미로 닦으면 깨끗해질것이다.
준비해간 누룽지에 커피까지 한잔하고 다시 물가로 내려와 본다.
오후가 되자 낚시꾼들이 꽤 늘었다. 비집고 들어갈수도 있었지만 리밋도 다 채워겠다 별로 무리하고싶지 않아서 그냥 강 건너편 물이 얕은곳으로 탐사겸 걸어나갔다.
잠바까지 다 입고 낚시를 해야했던 제법 쌀쌀한 날씨였는데 폭포위에 철푸덕 앉아서 쿨하게 낚시하고 있는 백언니를 만났다.
한국여자였다면 물에 발담그는것조차 대단한 일인양 바들바들 떨었을텐데, 저렇게 쿨한 백언니들을 볼때면 개인적으로 정말 강한 매력을 느낀다.
정말 엄청난 크기의 배스를 잡았다. 내가 여지껏 잡아본 배스중에 가장 큰 사이즈였던것 같다. 저 거대한 몸짓하며 빵까지... 처음에 걸었을때 잉어인줄 알았다.
이날 가장 아쉬웠던 것은 낚시가 슬로우해서 그냥 혹시나 하는 마음에 리더를 4파운드로 내리고 플라이를 달아서 던졌는데 정말 엄청난 녀석이 물고 말았다.
가면있지 폭포의 끝에서 끝까지 계속 왔다갔다 하면서 버티는데 끌어올리질 못하고 따라다니면서 20분 가까이 싸웠던것 같다. 송어가 아무리 센녀석도 5분이상 감았다 풀어주기를 반복하면 대부분 힘이 빠져서 올라기 마련인데 이녀석은 아무리 당겨도 맹렬하게 폭포밑으로 꼴아박기를 반복. 꿈적도 하지 않았다.
4파운드 리더를 썼기에 강제집행은 하지 못하고 끌려다녔는데 결국 마지막에 터지고 말았다. 가장 아쉬운건 어떻게 생긴 녀석인지 얼굴도 보지 못했다는것.
하지만 파이팅 할때 고기가 옆에서 낚시하던 낚시꾼 옆을 여러번 지나갔는데 그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huge trout 이라고 했던걸보면 엄청큰 송어였을듯 하다.
기록갱신 할수있었던 좋은 기회였던것 같은데 올리지 못한것이 정말 아쉽다.
왜 하필 그때 리더를 4파운드로 내렸을까? 자책해 보지만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리더를 가늘게 내렸기에 그녀석이 물수 있었던건 아닐지...
뭐 누구나 그렇듯 놓친 고기는 낚시꾼의 상상속에서 점점 더 커져만 간다.
이제는 집에 갈시간.
오후시간이라 그런지 꾼들보다는 반바지 입고 놀러나온 사람들이 더 많다.
어부들 고기 정리하는중.
떠나기전 고기들고 한컷.
주차장에서 단체샷.
돌아가는 길엔 내가 운전을 했는데 맨날 15년된 나의 애마를 몰다가 최신 아우디 SUV를 몰아보니 이건뭐 신세경이다. 속도위반 한다고 삑삑거리고, 차선변경하는데 옆에 차지나간다고 삑삑, 후진하는데 가깝다고 삑삑.
난 정말 원시시대에 살고 있었나보다. ㅋㅋㅋ
집에와서 훈제를 하려고 필렛을 뜨는데 한마리는 늘 보던 옅은 핑크색인데 다른 한녀석은 진한 오랜지 색을 띈다. 물고기마다 살 색깔이 조금식 다르긴 하지만 이건 너무 차이가 나서 브론테클럽 형님들께 물어보았다.
형님들왈 "가면있지의 송어는 원래 색이 진하다. 온타리오 레이크의 송어들과는 달리 새우와 가재등 갑각류를 많이먹어서 살이 붉은색을 띈다" 고 하신다.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래도 조금 의심이 남아있던차 월요일 빅토리아 데이에 브론테 사장님과 낚시를 가게되어 사장님께 사진을 보여드리고 여쭤보니 역시나 모르는게 없는 우리의 사장님. 깔끔하게 정리를 해주신다.
저 살이 빨간 녀석은 송어가 아니라 코호 샐몬이라고 한다.
어쩐지 살빛이 너무 예쁘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가을까지 기다릴 필요없이 늦봄에 연어 훈제를 먹을수 있게 되었다.
이녀석이 코호 샐몬이다.
브론테 사장님께서 말슴하시길 송어와 코호를 구별하는 제일 쉬운 방법은 입술 색깔이라고 한다.
사진처럼 입술이 검은색이면 샐몬이고, 입술이 하얀녀석은 송어라고 한다.
알아두면 좋을것 같다.
오랫만에 좋은곳에가서 좋은음식먹고, 좋은 이야기 나우고, 좋은곳에서 자고 팔빠지게 손맛을 느껴보고, 좋은고기 챙겨오고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린 멋진 낚시여행이었다.
한때는 참 캐나다라는 곳이 싫어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적도 많았는데, 이제는 이젠 이곳이 너무 좋다.
이런 자연을 즐길수 있는 캐나다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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