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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ing Trip

또다시 강풍에 좌절한 얼음낚시. 2014.02.27

오랫만에 어렵사리 동생녀석과 시간을 맞추어 얼음낚시를 다녀왔다. 

지난번 영하20도에 강풍까지 겹친 날씨에 나갔다가 죽을 고생을 하고선 앞으로 바람많이 부는 날에는 다시 낚시를 나가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것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했던가.

똑같은 날씨에 똑같은 장소로 출발하는 우리.

원숭이 정도의 지능만 있어도 이날의 불행은 이미 쉽게 예측할수 있었다. 



미친 얼음두께. 


토론토에서 얼음낚시를 그리 많이 다녔것만 이렇게 어거 끝까지 들어가는건 정말 살다 살다 처음본다. 

드릴 밧데리가 바닥을 찍어서 손잡이쪽 눈을 발로 처낸후에야 겨우겨우 구망을 뚫을수 있었다. 



몬스터 월아이 한번 잡아보겠다고 이 미친날씨에 팁업까지 꼬박꼬박 설치했것만

몰아닥치는 강풍에 얼음구멍은 2분이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지난번 죽을고생하고 달라진점은 히터를 더 큰놈으로 들고왔다는점.


역시 화력앞에는 장사 없다. 

풀파워로 히팅을 하니 얼음구멍도 얼지않고 텐트 안에서는 제법 따뜻하게 버틸수 있었다. 



오랫만에 둘이 나온김에 수파게뤼 준비해 왔다. 


센터피너가 강력추천하는 얼음낚시 강추 아이템. 

국수를 다 건져먹고 남은 소스에 밥을 비벼먹거나 빵을 찍어먹으면 한끼 든든하게 해결된다. 



강풍에 억지로 버티다가 결국 텐트 찢어졌다. 


지난번 낚시때 강풍이 불어 동생녀석 텐트가 찢겨나갔다고 해서 내걸 가지고 나갔는데 내것도 바닥에 핀을박아 고정하는 부분이 찢어져 버리고 말았다. 


이날도 강풍에 발이묶여 한곳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가 

점심때 텐트가 찢겨나가는걸 보고 안되겠다 싶어서 일찍 철수했다. 



역시 바람 많이 부는날에는 집에서 쉬는게 정답일듯 하다.

하지만 매일매일 낚시를 갈수있는것도 아니고 어렵사리 시간을 내서 낚시 계획을 잡아놨는데 날씨가 좋지 않다고 해서 집에서 쉬는것도 너무 억울한 일이 아닐수 없다. 

다시말해 노는날과 날씨가 잘 맞아떨어지는 기적을 바래야 하는데 

올해는 별로 그런 운이 따르지 않는 한 해 인듯 하다. 




그래도 이날 좋았던 것은 그동안 궁금했던 LX-9 을 직접 써볼수 있었다는점.

카메라와 디지탈 플래셔가 함께 장착되 있어서 기능상으로 보면 현존 최강 장비임에는 틀림이 없는데

직접 써보니 어마어마한 크기와 무게에 입이 딱 벌어진다. 

컴팩트함을 추구하는 나에게는 맞지 않는 장비임을 확인할수 있었다. 


내 플래셔를 살때에도 지금 사용하는 LX-5도 크기가 너무 커서 

작고 가벼우면서 가방에 쏙 들어가는 쇼다운을 살까 정말 많이 고민했었는데 

디지탈 장비라는게 마음에 걸려서 포기했었다. 


그런데 9을 보니 내 5는 완전 장난감 수준. 

썰매 3분의1을 그냥 차지하는 저 장비는 나는 쓸수 없을것 같다. 

그래도 카메라 보고 낚시하니깐 또다를 재미는 있었다. 

가끔 얕은곳에 함께 낚시갈때 옆에서 얻어쓰는 정도면 충분할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