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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ing Trip

토론토 송어낚시. 설욕전. 2013.10.23

지난주 쓰라린 패배를 맛본 동생녀석과 설욕의 기회를 엿보고 있던중 어렵사리 마느님께 다시 출동 허락을 받고 새벽일찍 길을 떠났다. 

하필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토론토를 떠난지 한시간쯤 지났을까. 아직 어두운 밤하늘에서 후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게다가 따뜻한 봄날씨 같았던 지난주와는 달리 밖의 기온은 영상 3도. 

아직 10월이것만 벌써 영하에 가까운 낮은 기온을 보여준다. 


하얗게 눈과 우박에 쌓여있는 주차장의 차들. 


결국 올것이 오고야 말았다. 

조금식 내리던 비는 거센 바람과 함께 어느새 우박이 되어 사방으로 쏟아진다. 

웨이더와 방수잠바에 방수 모자까지 완전무장을 해서 어느정도 견딜만 했지만 제일 힘들었던것은 맨손에 떨어지는 얼음덩어리들. 

거센 바람과 함께 떨어지는 얼음덩어리에 맞을때면 장갑도 없는 나의 손은 바늘로 찌르는것처럼 아프다가 이내 손에 달라붙는 차가운 얼음조감들에 불쌍한 나의 맨손은 점차 감각을 잃어갔다. 


얼어붙은 손은 점점 감각을 잃어간다. 



눈보라라니... 아무리 캐나다지만 10월에 이게 왠 날벼락인가.?


엄청난 우박과 함께 프리징 레인이 쏟아지는데도 일미터 간격으로 쭉 늘어선 꾼들. 

누구 하나도 자리를 뜨는 이가 없다. 

정말 다들 대.다.나.다.




날씨는 휘몰아 치는 우박으로 한치앞이 보이질 않고

주변에 미터간격으로 쭉 늘어선 꾼들 누구에서도 입질도 볼수가 없다. 

차라리 지난번처럼 주변에선 잘잡는데 나만 못잡으면 실력탓으로 돌리려만 이렇게 아무도 못잡을땐 정말 아닌거다....



잘 버틴다 했더니 동생놈들도 완전 무장을 하고 왔다. 


이놈들은 어떻게 알고 다들 장갑까지 가져와 끼고 있었다. 

10월 중순에 장갑이라니... 장갑이라니.... ㅠㅠ



절망적인 상황에 다들 의욕없는 캐스팅을 하던중 동생녀석이 한마리 후킹을 해낸다. 

한참 실갱이를 하다가 라인이 터져버렸지만 주변의 꾼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엔 충분했다. 

이때부터 사람들 다들 갑자기 성의있는 낚시 시작. 

낚시터의 분위기가 살아난다. 



드디어 올라온 송어1호. 

한마리 꼭 올려야 한다는 부담감에 엄청 집중해서 라인을 풀고 감기를 반복. 결국 랜딩에 성공했다. 


드디어 올라온 송어에 환호하는 동생들. ㅎㅎ



송어 2호.

자꾸 물살을 타고 하류로 물고째는 바람에 랜딩하는데 엄청 고생했던 녀석. 



송어 3호.

변덕스러운 캐나다의 날씨.

오후에는 날씨가 언제 그랬냐는듯 구름이 걷히고 해가 나왔다. 



근처 찌나무에 열려있는 열매들. 

저것만 다 회수해가도 낚시점 하나 차릴듯. 



추운 겨울날 낚시터에서 먹는 라면의 맛은 무엇과도 비교할수 없다. 



송어가 모두 암놈이어서 알도 한봉지씩 나누어 가졌다. 


이날은 일찍 들어오라는 마느님 명령도 있었고, 오전에 이미 리밋을 다 채운뒤라 오후에 일찌감치 낚시터를 떠나 집으로 향했다. 




밴쿠버의 사카이 연어를 연상시키는 붉은살 송어.


레이크 온타리오에서 잡히는 녀석들과는 달리 레이크 휴론에서 올라오는 이곳의 송어들은 필렛을 떠보면 살이 빨갛다.

개인적으로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빨간색 송어를 선호한다.  



잡아온 녀석은 마느님과 함께 주말의 브런치로 꿀꺽. 



잡내하나없는 깨끗한 이곳 송어의 맛은 정말 일품이다.



송어 2호 잡는 동영상. 

길어서 지루한과정 다 짜르고 1분짜리 영상으로 만들었다. 



댐의 수문을 열었다 닫았다 했던 예전과는 달리, 계속 내린 비 때문인지 이날은 하루종일 수문을 최대로 열어놓았다.

덕분에 최고수심에서 강한 물살이 계속 나오는 어려운 상황에서의 낚시가 계속되었다. 

입질도 많지 않았던 데다, 훅킹에 성공하더라도 고기가 흐르는 강렬한 물살을 타고 하류방향으로 째고 나가면 컨트롤해서 랜딩을 하는것이 매우 까다로웠다. 


이곳의 꾼들은 하나같이 비드를 달고 그 아래 바늘에 또다시 알쌈을 다는 채비로 낚시를 하고있었는데 이런 채비가 과연 더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론 프레젠테이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때문에 깔끔하게 하나의 미끼만을 다는것을 선호한다. 

송어 2호까지는 알로 잡았고 알이 다 떨어진 이후로는 비드를 사용하여 3호를 랜딩하였다. 




새로운 곳에서 낚시를 한다는건 참 신나는 일이다. 

자주 가는곳과는 달리 새로운 곳에서의 패턴을 찾아 고기를 잡는 재미를 느낄수 있기때문인것 같다.

마치 공식을 다 알고 수학 문제를 푸는것과는 달리 새로운 공식을 찾아 하나씩 대입해 나가는 과정을 찾는 재미라고나 할까. 

게다가 그 문제를 자기 힘으로 풀었을때의 기쁨은 더욱 크다.


오랫만에 즐긴 짜릿한 낚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