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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ing Trip

왕복 700km 대장정. 니피싱 호수 얼음낚시

지난주목요일, 청어를 잡으러 니피싱 레이크 (Lake Nipissing) 에 다녀왔다.
월아이의 메카로 유명한 니피싱 레이크.
항상 꼭 한번 가보고 싶었지만 토론토에서 약 400키로나 떨어져 있기에 감히 가볼 엄두도 내보지 못했던 곳이다.
얼마전 동생들이 당일치기로 다녀온후 가볼만 하더라는 이야기에 용기를 얻어 당일치기 얼음낚시로 계획을 세웠다.
거리가 거리인 만큼 기름값도 무시할수 없기에 차 한대로 움직일수 있는 인원으로 팀을짜고 최소한의 장비만 챙겨서 길을 떠났다.

출발하기전 한컷. 이때만해도 고난의 하루가 될거라곤상상도 하지 못했다.

세벽세시에 모인 일행들. 쉬지않고 달려도 4시간은 걸리기에 아침피딩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선 평소보다 일찍 길을 나서야 했다.

처음 가본 니피싱 호수.생각보다 헛들이 많이 보였다. 역시 400키로 가까이 북쪽으로 올라온만큼 얼음도 두껍게 얼어서 얼음위로 트럭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4시간을 달려 도착한 니피싱 레이크. 항상 와보고 싶었던 곳인데 이렇게 도착해보니 감회가 새롭다. 생각보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헛을치기가 힘들었다. 날이 밝기전에 서둘러 헛을치고 낚시를 시작.

첫수로 올라온 월아이 새끼. 펄치보다 좀 묵직해서 뭔가 했는데 월아이였다. 이때만해도 오늘낚시 대박일거라는 기대감에 가득차 있었다.

연이어 올라오는 고기들. 역시 니피싱 레이크 답게 월아이,파이크, 펄치콤보 작렬!!

훈훈한 실내와는 달리 밖에서는 점점 눈폭풍과 바람이 거세지고 있었다.

결국 강풍에 무너지고 마는 헛. 텐트형으로 생긴 포터블 헛은 운반과 설치가 편리한대신 강한 바람앞에서는 힘없이 무너지는 단점이 있다.

결국 점점 심해지는 강풍에 헛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철수를 결심한다. 큰맘먹고 낚시를 위해 서울에서 부산가는 거리를 달려왔것만, 궂은 날씨때문에 이렇게 포기할수밖에 없구나...

얼음위에 있는 수많은 헛들. 렌트라도 해볼수 없을까 지나가는 동네형들한테 물어봤지만 대부분 개인헛인듯 하다.

도저히 돌아서는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 바람은 잦아들고 있지 않지만, 눈발은 약해지고 있는 상황.

결국 이렇게 민폐낚시 모드로...

결국 도저히 이대로 돌아갈수 없었던 우리는 남의 헛 뒤에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 4인용 헛을치고 다시 낚시에 돌입했다. 

강풍은 여전했지만 그럭저럭 버틸순 있었다.

밤낚시에서 추가로 낚아올린 월아이들. 역시 월아이의 입질은 밤에 활발한듯 하다.

항상 그렇지만 돌아오는 길은 정말 배로 힘이든다.
게다가 이날 불어닥친 눈폭풍으로 거북이 주행을 하는바람에 6시간이 넘게 걸린것 같다.
나는 운전을 하지 않았기에 뒤에 타고만 왔는데도 온몸이 쑤셔서 죽을맛이었다.
운전을 한 동생녀석은 정말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간다.

청어를 잡아보고 싶었는데 이날 잡지 못한점이 매우 아쉽다.
동영상과 사진도 많이 찍어서 남기고 싶었는데, 계속되는 강풍에 헛을 신경쓰느라 남기지 못한게 아쉬울 따름이다.
워낙 거리가 멀기때문에 언제다시 갈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매력적인 낚시터임엔 틀림없는것 같다.

우선 어종이 다양해서 같은 낚시임에도 불구하고 다른곳에 비해 엄청 재미가 있다.
무엇이 올라올지 모르는 기대감은 낚시의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
피싱 프레셔가 적어서 기본적으로 올라오는 고기들이 싸이즈가 상당히 크다.
특히 펄치의 경우 심코에서 잡았으면 점보사이즈로 불릴 녀석들이 이곳에선 그냥 일반펄치처럼 올라온다.

다음에 갈 기회가 된다면 여유있게 2박3일정도로 다녀오고 싶다.
정말 매력있지만 당일치기로 다녀오기엔 상당한 무리가 있는 낚시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