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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캐나다에서 개를 키운다는건...

결혼후 가장 달라진점이라면 역시 식구가 둘이나 늘었다는 것이다. 

서열 1위 마느님과 서열 2위를 차지하고 계신 우리집 늙은개 아지님이시다. 

아지는 얼굴은 동안이지만 나이를 13살이나 드신 요크셔테리어이다. 아내가 초등학교때부터 여지껏 키워온 애완견인데 결혼과함께 캐나다로 함께 오게되었다. 

아지님이시다. 역시 애완견계의 얼짱은 요크와 포메인듯하다. 


개를 직접 키우기 전엔 몰랐다. 상황상황 사람처럼 변하는 표정이 신기할때가 많다.


동물을 좋아하고 항상 개나 고양이를 키워보는것이 꿈이었던 나이지만 한번도 키워본적은 없었다. 동물을 싫어하는 엄마때문에 개를 키운다는건 생각도 할수 없었고, 졸업후 독립한 이후에는 하루하루 빡빡하게 살았던 생활고와 며칠식 집을비우는 일이 잦았던 직업 특성상 애완견을 가질수는 없었다. 

항상 개를 가지고 싶었던 나이지만 아내가 키우던 늙은 개를 캐나다로 데리고 오겠다고 했을때 난 반대를 했었다. 

정들었다가 나중에 잃었을때 상실감을 경험하고 싶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가장큰 이유는 나 자신을 비인간적인 딜레마에 빠트리고 싶지 않아서였다.  



지금도 머릿속에 강렬한 충격으로 남아있던 사건이 생각난다.

졸업반이었던 대학 4년때였던것 같다. 

같은과 베프인 친구가 심각하게 나의 의견을 물었다. 

케라가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암이라고 했다한다. (케라는 친구가 어렷을때부터 키우던 7살 골든리트리버. )

수술후 살아날 확률 50% 실패할 확률 50% 이라고 했다한다. 수술비는 2만불. 


처음엔 당연히 "무슨소리야 당연히 수술해야지" 라고 말하려던 찰라 수술비 2만불이라는 비용이야기를 듣고 난 아무런 이야기도 해줄수가 없었다. 

항상 공부를 제일 잘했던 친구에겐 때마침 들어온 장학금이 조금 있었는데, "이거 얘 살리라고 들어온 돈인가보다. 그렇지?" 라고 묻는 친구에게 그런것 같다고 자신없는 동의를 해주었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수있을까 한참 생각을 해보았지만 끝까지 답을 찾을수는 없었다.

결국 친구는 당시 함께 동거하던 걸프랜드와 만불식 보태서 수술을 했고 다행이 케라는 다시 살아날수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일년후 세상을 떠났다.)


이녀석 사람한테 살붙이고 있는걸 좋아한다. 자고있으면 꼭 와서 달라붙는다. 


쇼파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낚시갔다와서 내복입은채로 뻗었는데 다리틈새로 들어와서 자는걸 찍었다고 한다. 


이것도 낚시후 바닥에 뻗어있는 나를 농락하다 마느님께 딱걸림. 


얼마전 아지가 갑자기 다리를 절어서 병원에 가려고 동네 동물병원에 전화를 했는데 가격이 어마어마 하다. 피검사 $250. 엑스레이 $250. 진료비 $60. 물론 텍스따로 붙을테고 약먹으면 약갑도 나갈테고....

한국의사선생님은 좀 싸게받으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 멀지만 일부러 한국동물병원으로 다녀왔다. 동네병원보다는 많이 싸게 해주셨지만 그래도 캐나다의 동물병원은 정말 무서운 곳이다. 

갈때마다 지루미스 하나는 각오해야 할듯하다.  


병원에 한번 다녀오니 예전 친구의 경험이 더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게 피부로 느껴진다. 

아지가 건강했음 좋겠다. 사는날까지 건강하게 살고 가는날 고통없이 떠날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두렵다. 제발 내가 항 생명의 가치와 돈의 가치를 비교해야하는 그런 비인간적인 고민을 해야하는 순간이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