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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ing Trip

가면있지 2014.05.01


송어 오프너엔 항상 다녀오는 필수코스 '가면있지'

큰비가 와서 높은 수심이 예상되었지만 겨우 시간맞추어 잡아놓은 스케줄을 미룰수는 없었다. 

예전엔 참 일기예보도 열심히 보고 날씨가 좋지않으면 낚시를 다른날로 미루곤 했는데

요즘은 개인적으로 시간내기도 참 힘들고 

같이 낚시가는 일행도 바빠서 서로 시간을 맞추는것도 쉽지않다. 

그런 이유로 한번 스케줄이 잡히면 이젠 비가와도 태풍이 와도 그냥 무조건 가게된다. 



어랍쇼.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차가 한대도 없다. 

비가와서 사람들이 지레 겁을먹고 아무도 오지 않은 모양이다. 

일단 낚시터에 도착했는데 차가 한대도 없으면 기분이 좋다. 


하지만 다른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동네 형들은 항상 우리보다 더 많은것을 알고있다.

경험상 낚시터에 사람이 없는 경우엔 꽝칠확률 99%.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에 여유있게 명당자리에 서서 느긋하게 캐스팅을 해본다. 



시야가 탁 트인 이곳에 올때마다 가슴이 뻥 뚤리는것 같다. 

올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곳이 우리동네였으면 좋겠다.



이날의 수위.

안정적인 수위를 찾아가다 급격하게 상승. 

우리가 찾아간 5월1일. 드디어 최고수심을 찍었다. 

이정도 시련쯤이야... 

뭐 이젠 놀랍지도 않다. 



던지기가 무섭게 물어대는 녀석들 때문에 쉴틈이 없다. 



뭐가? 써커가....


이놈들은 알도먹고, 핑크웜도 먹고, 플라이도 먹고, 구슬도 먹고....

아주 멋진 녀석들이다. 


한국에선 견지꾼들 누치잡으면 대박이라고 좋아하던데...

여기선 중국인 조차도 버리는 소외받는 고기.

다음생엔 대접받는 한국에서 태어나렴...



이곳은 이미 써커로 새카맣게 점령당해 있었다. 

걸을때 조심해야 한다. 잘못하면 써커 밟힌다. 



물속상황. 

이놈들을 피해서 송어를 잡는다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폭포쪽 가운데에선 계속 송어들이 펄쩍펄쩍 뛰어오르것만 

물살이 너무 세고

그나마 유속이 느린곳은 서커로 점령당해서 낚시불가. 


결국 점심먹고 장소를 옮겼다. 




역시 웨이딩할땐 허벅지정도 오는 물이 한계수심인것 같다.

허리까지 들어가면 무서워서 등이 쭈뼛쭈뼛 해진다.

덩치좋은 서양애들은 가슴까지 오는 물도 잘 헤치고 다니던데

나로선 상상도 못할일이다.

물이 불었을때를 대비해 조만간 웨이딩용 지팡이 하나 사야할것 같다. 



알, 비드, 핑크웜 모두 동원해 봤지만 써커만 몇마리 올라오고 소식이 없다.

물이 흐려 플라이는 쓰지 않았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인성 좋은 플라이를 달아 던지니 반응이 왔다. 



드디어 송돌이 득!



이녀석 올리고 보니 아직 산란을 하지 않은듯 하다.

몸에 전체석으로 강한 핑크색이 퍼져있고 

지느러미가 닳아있고

몸전체가 크롬색이 아닌 흐린색으로 변한것이 

딱 봐도 막 알자리 파다가 걸려 올라온 놈이다. 


휴론에서 올라온 송어는 오염의 걱정도 적고 맛이 좋아서 꼭 가져가는 편인데

왠지 짠한 생각이 들어 사진만 찍고 돌려보내줬다. 

훈제용으로 두마리 챙겨가려 했는데 불쌍한 생각이 들어 차마 챙길수가 없었다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유난히 추웠던 겨울때문에 송어들의 산란이 많이 늦어진 느낌이다. 

오프너가 시작하면 알놓고 내려가는 놈들 잡는게 대부분인데 

아직 산란이 한참 진행중인듯 보인다. 


알쌈같은 미끼에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플라이가 내려오자 걸려올라온걸보면

알자리 파다가 알따먹으러 무언가 접근하는줄 알고 본능적으로 공격한것 같다. 


늦게 시작한 덕분에 이번 송어시즌은 좀 길어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