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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ing Trip

한국 최고의 플라이 마스터와 함께한 낚시. Day One [2014.11.14]


한국최고의 플라이 마스터와 동행출조를 할수있는 기회가 생겼다. 

형님이 토론토에 들어오시면서 한국에서 일행분을 두분 모시고 오셨는데 그중에 한분이 형님께 플라이를 가르쳐주신 스승님이라고 하셨다. 

형님 말씀에 따르면 '타이멘' 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계시며 한국에 유명한 플라이 꾼들도 모두 이분 앞에서는 예를 갖추는, 플라이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아주 유명하신 분이라고 한다. 

원래는 나에게 3박4일 가이드를 부탁하셨는데 도저히 그렇게 할수는 없어서 사진리버에 3일동안 프로페셔널 드리프트 보트 가이드를 예약해드리고 마지막 이틀은 내가 모시고 나가기로 계획을 잡았다. 



가이드 출조를 하셔서 팔이 빠질정도로 잡으실줄 알았는데 지난 3일동안의 가이딩에서 고기가 한마리밖에 올라오지 않았다고 한다. 

예약해드린 가이드가 인디케이터와 님프는 낚시로 취급도 하지않는 온니 스윙만 인정하는 고집스런 정통 플라이 꾼이었다고 하는데, 좋지않았던 날씨와 우직한 스윙낚시의 고집으로 조과가 좋지 않았던것 같다. 

먼길 오신 형님들 필드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고 의기소침해 하시기에 나라도 고기가 있다는 것을 보여드려야 희망을 가지고 낚시에 임할수 있으실것 같아서 그만 봉인해 놓았던 악마의 장비에 손을대고 말았다. 



플라이 마스터가 될때까지는 절대 건들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봉인해 놓았던 센터핀의 봉인을 풀었다. 


장소는 역시 멀지만 센터핀들고 가기만하면 무조건 잡을수 있는 가면있지


 

피딩타임에 맞추기 위해 새벽에 출발했지만 중간부터 내리기 시작한 폭설에 시간이 지체되었고

설상 가상으로 눈과 낙옆에 진입로가 헤깔려서 잘못 진입하는 바람에 중요한 피딩타임에 시간을 너무 낭비하고 말았다. 


길치 가이드 덕분에 먼길 돌아서 드디어 형님들 가면있지 입성.



도착한 필드상황은 그리 좋지 않아보였다. 

아무도 없는 행운을 바랬지만 필드에는 벌서 꾼들이 네명이나 와서 좋은 포인트를 다 장악하고 있었고

눈폭풍까지 몰아쳐서 과연 오늘 잘할수 있을까 내심 걱정이 되었다. 



일단 좋은 자리는 다 빼앗겼지만 그래도 센터핀을 들고왔으니 대충 쑤시고 들어가서 캐스팅을 하는것이 가능했다. 

이게 얼마만에 느껴보는 자유로움인지. 

그동안 맞지않는 남의옷을 억지로 입고다니다가 내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기분이랄까. 

내각 생각하는대로 원하는 작전대로 모든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센터핀을 들고있으니 두려울것이 없다. 



역시나 얼마 지나지 않아 첫 입질을 받고 랜딩에 성공하였다. 



맨날 꽝을 당연한듯이 치다가 오랫만에 고기를 잡으니 감회가 새롭다. 

형님들께 필드에 고기가 있음을 확인시켜드리고 다시 캐스팅을 시작했다. 



곧이어 올라온 2호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2호기를 랜딩했다. 

두마리를 올리고 나니 마음에 부담이 많이 사라졌다. 

정말 고기가 안잡히는 상황이면 알까지 투입할 생각으로 알쌈까지 몇개 챙겨왔는데 다행이 거기까지는 타락하지 않고 자존심을 지킬수 있었다. 

시작한지 한시간여만에 리밋을 채우고 편안해진 마음으로 센터핀은 접어놓고 나도 플라이장비로 교체를 하고 다시 낚시에 나섰다. 



역시 고수와 동행출조의 묘미는 약간 옆에 떨어져서 낚시하면서 어깨넘어로 훔쳐보기.  ㅎㅎ



아침에 와이프 깰까바 조심조심 몰래 나오다가 웨이딩 잠바를 깜박했다. 

다행이 날이추워 눈이와서 다행이지 비가 쏟아졌으면 낚시도 못할뻔 했다. 



형님이 사다주신 스트라이크 인디케이터. 

여기서는 원하는 사이즈를 구할수가 없어서 부탁드렸는데 정확히 딱 필요한 싸이즈로 사다주셨다. 



두둥. 드디어 역사적인 순간. 

플라이로 큰강에서 랜딩에 성공한 나의 첫 스틸헤드. 



초보플라이어 랜딩하기 좋으라고 싸이즈도 조그만 녀석이 올라왔다. 

고마운 마음에 정성을 담아 릴리즈~



이후 다시한번 입질을 받고 파이팅 도중에 줄이터져서 두번째 녀석은 놓치고 말았다. 

지난번 출조때와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낚시를 하였는데 다른 결과를 보면 역시 지난번 실패의 원인은 인디케이터에 있었던것 같다.

센터핀처럼 물살과 깊이에 따른 상황에 맞는 인디케이터의 사용이 중요한것 같다.  



오후가 되었음에도 해가 뜨지않고 계속 내려가는 기온에 낚시하는것이 쉽지는 않았다. 


센터핀 초릿대에 얼음어는것은 플라이 대에 비하면 상대도 되지 않는다. 

굵은 라인이 계속 물에 젖는 플라이의 특성상 모든 가이드 구멍이 다 얼어서 계속 얼음을 털어주어야 했다. 



낚시에 집중하느라 몰랐는데 형님들도 건너편 작은 풀에서 두마리나 랜딩에 성공하셨다고 한다. 




너무 추워서 라면하나 끓여먹고 오후에는 스팟을 옮겨서 계속 낚시를 진행하였다. 



이날 최대의 사건은 고기를 도둑맞았다는것. 

형님들은 플라이꾼이라 캐치앤 릴리즈를 하시지만 

생활꾼인 나는 청정지역인 이곳에 오면 꼭 고기를 챙겨가는 편인데 라면먹으려고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묶어놓은 고기를 누군가 다 가져가 버렸다. 

묶어놓은 줄까지 전부다. ㅠㅠ



움푹 들어간 공원과는 달리 탁 트인 이곳은 바람과의 싸움이었다. 


정말 바람과 함깨하는 플라이는 더욱 힘이든것 같다. 

특히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바람이 불어오면 캐스팅에 큰 지장이 있다. 

고수들은 백핸드 캐스팅으로 극복한다고 하지만 나같은 초보들에겐 그져 안전하게 오른쪽으로 대를 많이 눞혀서 거리를 많이 확보하고 조심스럽게 던지는 방법밖에 할수있는게 없다. 


타이멘 형님께서 스윙으로 한마리 거셨지만 아쉽게도 줄이 터져버렸고 아직 해가 지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계속된 눈보라와 추위에 체력이 방전된 우리는 예정보다 조금 일찍 낚시를 접었다. 


돌아오는 길은 쌓인 눈과 빙판으로 변한 길로인해 5시간이 넘게 걸렸다. 

스노우 타이어 장착하러 민형님께 진작 한번 들렸어야 했는데 계속 미루다 결국 한방 크게 먹은셈. 


완전히 뻗어버린 하루였지만 마지막 남은 하루 내일 다시 새벽에 만나 낚시를 강행하기로 약속을 잡고 잠자리에 들었다. 



눈내리는 겨울낚시 분위기 좋다~